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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정보>

일시 : '20. 4. 30(금) 19:30

장소 : 대성 디큐브 아트센터

캐스팅 : 윤공주(벨마 켈리), 민경아(록시 하트), 최재림(빌리 플린), 김경선(마마 모튼)

좌석 : 2층 A석

 

뮤지컬 시카고는 15년도에 본적이 있다. 사실 그 때 처음 보는 것이어서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인지 가장 인기있던 캐스팅에 좋은 좌석에서 봤음에도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시카고가 공연 예매 일정을 봤지만 사실 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보게되었다. 최재림 & 민경아의 "We Both Reached For the Gun" 프레스콜 영상을... 

 

아니 이렇게 빌리 플린이 매력적인 사람이었던가? 지난번 뮤지컬에서는 무매력이었는데 이 넘버 하나만으로 최재림 배우에게 입덕해버렸다. 살짝 한쪽 눈을 찡긋하는 여유있는 모습, 복화술, 터져나오는 성량... 완벽했다. 민경아 배우도 과도한 오버스러운 연기가 아니면서도, 백치미 있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에 미친 록시 하트의 그 특유의 가벼움을 정말 잘 표현했다. 댓글도 난리였다.

 

그래서 이 영상 하나만으로 바로 예매에 들어갔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민경아&최재림 영상을 봤던 것인지 예매가 치열했다. 

 

 

 

<몇 가지 감상평>

 

1. 음향이 좀 더 좋았더라면...

 

대성 디큐브 아트센터 음향이 너무 안좋았다.  티카타카하는 대사가 굉장히 중요한 공연인데 2층 A석까지 대사가 잘 안들렸다. 전체적으로 음향이 시원하게 퍼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뮤지컬 넘버들도 생생하게 들리기 보다는 벽을 하나두고 듣는 느낌이었다. 특히 순진한 기자 메리 선샤인의 넘버는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못들었다. 음향이 좀 더 좋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차라리 유튜브로 보는 프레스콜 음향이 더 생생했다. 

 

하지만 최재림 배우의 성량은 이러한 음향의 제한을 극복하고 2층까지 잘 들렸다.

 

 

 

2. 윤공주, 최재림, 민경아 = 믿고 본다

 

음향은 실망스러웠지만 배우들은 훌륭했다. 윤공주 배우는 남편과 여동생을 죽여서 받던 관심을 한몸에 받던 스타에서 록시 하트 때문에 하루아침에 스포트라이트에서 밀려난 벨마 켈리를 잘 소화했고, 민경아 배우는 영악하게 남자를 이용하면서 어떠한 죄책감 없이 인기에 눈 돌아가 무엇이든 하는 록시 하트를, 최재림 배우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도 결국 돈만 보는 빌리 플린을 매력적으로 잘 표현해냈다.

 

 1920년대 1차 대전 후 최고의 번영을 누리던 미국에서 배금주의를 바탕으로 살인도 돈과 인기를 위한 쇼비즈니스의 재료로 사용되는 사회상을 풍자하는 뮤지컬인데, 이것이 풍자로 보이려면 배우들의 연기는 전제조건이 되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참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세 배우 모두 훌륭하게 잘 표현하여 풍자를 만들어냈다.

 

 

3. 최재림은 내가 본 빌리 플린 중 가장 매력적인 빌리 플린이다.

 

모든 대사가 귀에 꽂혔다. 명확한 발음과 풍부한 성량, 그리고 비단 노래뿐 아니라 표정 연기도 더할나위 없다.

'나는 더 높은 차원의 사랑을 추구한다고'고 하면서 결국엔 돈만 보고 살인자도 무죄로 만드는 변호사 빌리 플린 그 자체였다. 특히 음향이 굉장히 안좋았는데 그 음향을 극복하는 그의 목소리는 놀라웠고 그 특유의 한쪽 눈썹 찡그리기도 좋았다. 

 

 

4. 앙상블 빼면 시체

 

남녀 앙상블 모두 매력적이었다. 한 명 한 명의 몸짓이 종합 예술이었다. 그리고 무대를 위해 대단히 몸을 관리했을 것이다. 절대 주연 배우들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공연이며 앙상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공연히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에는 이러한 앙상블 한 명 한 명이 매력을 더해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5. 가장 좋았던 장면

 

벨마가 인기를 뺏기고 나서 록시와 같이 공연을 하자고 설득하는 "I Can't Do It Alone"

 

록시의 재판에서 특유의 언변으로 능숙하게 록시를 변호하여 무죄로 만드는 "Razzle Dazzle"

 

벨마와 록시가 같이 공연하는 피날레 "Hot Honey Rag"

 

 

<총평>

 

5년전에 실망했지만 이번에는 즐겁게 봤던 시카고. 그 이유에는 배우들과 앙상블 한 명, 한 명이 '매력'을 뿜어내며 풍자에 다가섰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매우 큰 공연에서 배우들의 몸, 동작, 손짓 하나 하나가 매력있었다. 

 또 다음에 시카고가 하게되면 그 때에는 망설임없이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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