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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뮤지컬 팬텀(Phantom)의 3번째 회전문을 돌고 있다.

팬텀을 보기 전에는 내가 회전문을 돌거라고는 생각을 미처 못했었다.

하지만 처음 박은태 배우님의 팬텀으로 포문을 열고 좋은 음악과 무대 장치와 발레와 연기에 빠져 벌써 세번째 회전문을 돌고 있다.

 

<관람일시>

일시 : '21. 4. 22(목) 19:00

장소 : 샤롯데 씨어터

캐스팅 : 카이, 이지혜, 홍경수, 주아, 에녹

좌석 : A석

 

 

<몇 가지 감상평>

 

1.  샤롯데 씨어터 정말 좋다.

샤롯데 씨어터는 시야확보도 잘 되고 음향도 2층까지 풍성하게 들리기에 갈때마다 만족하고 오는 것 같다. 여러 공연장을 경험해보니 더 확연해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가본 곳 : 블루스퀘어, 정동극장, 충무아트센터, 대성 디큐아브센터 중에서 역시 가장 공연에 몰입할 수 있는 뮤지컬 전용극장임에 틀림없다.)

 

2. 모든 것의 원흉은 에릭의 아버지, 카리에르

 세번째 회전문을 돌다보니 이쯤되면 이렇게 팬텀(에릭)이 겪는 불행의 모든 원흉은 아버지 카리에르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넘버 '그 어디에'를 부를 때 나타나듯이 "무덤 속에 태어나, 고통 속에 버려진" 에릭의 삶은 결국 카리에르가 불륜으로 촉망받던 벨라도바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괴물같이 태어난 아이를 오페라 극장의 지하에 숨겨서 키워왔기 때문이 아닌가?

 본인이 아버지라는 것을 밝히지도 않고서... 팬텀을 도와왔다고는 하지만 극장을 떠날 때에도 에릭이 같이 떠나게 해달라고 했지만 거절했었다. 참으로 비겁한 아버지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나중에 본인이 아버지였음을 밝히고 에릭에게 사과한 뒤에 '넌 내아들'이라고는 하지만...(그마저도 에릭이 총에 맞아 죽어갈 때에 한 거다.) 

 

이성적으로는 참 납득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음악과 연기가 어우러져 휘몰아치니 감정적으로 납득이 되게 만드는 팬텀의 놀라운 힘.

 

 

3. 에릭 vs 샹동의 대비 

 

지난번과 동일하게 카이가 에릭,  에녹이 샹동이었다. 두 분 모두 훌륭하고 참 잘어울렸다. 

 

 에릭과 에녹은 여러면에서 대조되는 인물상이다. 에릭은 비참하게 태어나 극장 지하에서 자라났고, 신분과 지위도 없다. 파리에서 사실상 없는 사람인 것이다. 그는 흉측한 얼굴로 인해 가면을 쓰고 자신을 항상 숨겨야하며 오로지 오페라 극장의 오페라 소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사실상 소유자가 있는 오페라 극장 지하를 무단 점거한 것과 다름없으니 극장을 소유한 카를로타가 팬텀을 쫓아내려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팬텀이 오페라 극장에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용하는 것은 편지나 살인과 같은 합법성 없는 방책뿐이다.

 

 반면 샹동 백작은 파리의 중심에서 태어나 신분과 지위, 부를 누리며 당당하게 살아온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부와 지위를 이용해 비스트로에서 공연을 주최하고, 오페라 극장을 후원하며 실질적으로 오페라 극장을 지원한다.

 둘의 공통점은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이며, 음악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크리스틴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삼각관계에 놓이게 된다는 것. 팬텀에게 음악은 '전부'였고 크리스틴을 만나면서 음악 자체가 크리스틴이 되며, 크리스틴은 팬텀의 전부가 된다. 반면 샹동 백작에게 음악은 향유의 수단 중 하나였지만, 크리스틴을 만나게 되며 점점 진심이게 된다. 

 

물론 팬텀 중심의 서사구조인만큼 바람끼 다분하던 샹동 백작이 크리스틴에게 진심이게 되는 과정이 설득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훌륭한 연기와 노래가 커버해준다.

 

 

4. 크리스틴을 발성 지도하는 팬텀.  오늘따라 더 과격했다.

 

크리스틴을 데뷔시키기 위해 팬텀이 개인지도를 하는데 이부분을 참 좋아한다. 오늘 따라 카이 배우는 더 엄격하게 크리스틴을 지도했던 것 같다. 거의 화를 냈다. 2회차 때에는 김소현 배우랑 하다보니 아무래도 좀 자제했던 것일까... 이지혜 배우랑 하니 더 열정적으로 파이팅 넘치게 발성지도를 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웃음 포인트가 된다. 매번 이 장면에서 어떻게 표현할까 기대된다. 

 

 

 

 

P.S

다음은 전동석 배우를 보려고 기대하면서 예매를 해뒀는데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하차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전동석 팬텀을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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